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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성요한 교우님 여러분께

과테말라에서 평안을 전합니다.
사역의 마지막 날, 오늘 세 시간 반 드라이브 끝에 도착한 곳은 산타클라라라는 마을입니다. 어제 밤의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신 하나님께서 가는 길 비가 오지 않게 하시고, 지난 번의 지진으로 길이 폐쇄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주셔서 저희는 그 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은 고산 지대의 케찰테낭고와는 달리 고온 다습한 아열대 기후에 우기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저지대인데, 저희는 마침 그 두 가지를 한 날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퍼붓는 폭우에 몸이 흠뻑 젖게 되니 청년들이 와일드해집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비를 맞으며 뛰어 놉니다.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에 천국이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아쉬운 사역의 마지막 날이 흘러갑니다.

중보기도의 은사가 있는 보스톤 한인교회에서 온 플로라 자매는 만나는 주민들마다 인사를 걸고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하곤 하는데, 그 모습은 큰 도전이 됩니다. 때로는 부둥켜 안고, 때로는 손을 잡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스페인어, 영어, 한국어를 섞어 써 가며 그분들을 축복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역사하시는 성령님은 한분이시기에 어떤 때는 서로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나오기도 합니다.

침치료 코너에 일어난 은혜의 역사 한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2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현지인 자매가 치료차 방문했습니다. 2-3일 전 심한 두통이 시작되더니 몸을 덜덜 떨며 이제껏 이부자리에 누워 있기만 했다고 합니다. 발작성 경련과 함께 눈에 띄었던 것은 무표정한 얼굴과 차가운 손발... 분명 플루 등으로 인한 오한 증세는 아니었습니다. 순간 선교지에서 종종 만난다는 귀신 들린 사람이 아닐까, 언뜻 생각이 스쳐갑니다. 간절히 기도하며 이 방법 저 방법을 써 보지만 진전(떨림)은 전혀 차도를 보이지 않고, 마음은 슬슬 초조해져 가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모든 더러운 것들은 나갈 지어다!" 그러나 이렇게 선포하고 나니 왠지 주님께서 치료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마음의 질병이라는 판단 하에 심장으로 들어가는 가장 강력한 혈자리릁 택해 자극하면서 몸의 떨림이 잦아들기 시작하더니 곧 잠잠해집니다. 주님...주님께서 고쳐주셨군요! 할렐루야!

저녁 모임 시간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중, 사역을 모두 마친 지금 우리가 보스톤에 가지고 돌아가야 할 메세지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사역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품고 사역했던 마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만나는 가족과 이웃에게 그대로 이어질 것인가? 우리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서로 사랑함으로 행복했던 우리 선교팀 공동체, 다름 아닌 그것이 아닐까.

주일인 내일은 선교센터에서 이누가 선교사님을 모시고 함께 예배드리고,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선교관 주위 정리를 도울 예정입니다. 월요일은 과테말라 시티를 방문하여 그 일대를 좀 돌아보고 과테말라 한인교회 선교관에서 묵게 되고, 바로 그곳에서 출발하여 화요일 비행기로 보스톤에 돌아갈 계획입니다. 이제껏 선교팀과 선교사님, 그리고 사역을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와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들입니다. 앞으로의 일정과 무탈한 귀국을 위하여도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졸렬하고 두서 없는 선교편지, 읽고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이 마지막 선교 편지가 될 듯합니다.

주 안에서,

백승희 집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