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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 소식
성요한 교우님들께 문안 인사 올립니다.
아침에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것이, 볼리비아의 겨울이 이런 것이구나 싶더군요. 얇은 점퍼 하나면 충분한 온도이지만 현지인들은 두툼한 겉옷에 목도리 털모자로 무장한 모습까지 눈에 띄었습니다. 50도만 되어도 얼어 죽는 사람이 생긴다는 말이 실감납니다. 

어제 사역했던 임마누엘 교회 부설 이삭학교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시간이 오전 중에 마련되었습니다. 이삭학교 학생들은 오전 반나절만 학교에 출석하며, 그나마도 비가 오거나 날이 추워지면 결석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합니다. 처음 선교사님이 이곳에 오셔서 학교를 활성화하고 아이들을 더 효율적으로 교육시키기 위해 오후 방과후 수업을 제안하였는데, 부모님들이 오히려 반대했다 하더군요. 놀아야 할 아이들을 너무 많이 공부시키면 안된다며... 참 행복한 아이들이지요!? 하하...
영어를 배우기 위해 모여든 아이들의 연령대는 5-6세 되어 보이는 꼬마부터 십대 청소년까지 다양했습니다. 영어 수준은 매우 낮은 편이어서 알파벳과 몸의 각 부분을 가르치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김성원 전도사님이 능숙한 솜씨로 아이들을 리드하였고, '머리 어깨 무릎 발' 노래를 가르치니 신나게 게임에 참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캔디나 연필 한자루 정도의 선물이었지만, 서로 받으려고 경쟁하듯 발표하는 자리에 나서기도 하였구요. 약 두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배운 것은 알파벳과 얼굴 눈 코 귀 등의 단어 정도! 

산타크루즈에서는 드물게 최신식 시설을 자랑하는 KFC에 들러 점심을 먹었습니다. 너무나도 깔끔한 것이 내내 보아왔던 가난한 거리나 건물의 풍경과는 사뭇 대조적이었지요. 선교사님을 도와 사역하는 자녀들 네명, 곧 작은 선교사들에게는 그곳에 간혹 들르는 것이 큰 보상이 되는 듯합니다. 이 아이들을 보면 맘이 안쓰러운 한편 대견하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는 제 아이들을 떠올리게 되는군요.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이렇게 특별히 훈련시키시는 목적은 무엇인지...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후 2시경부터 치료 사역이 어제와 마찬가지로 진행되었는데, 오늘은 센트럴 교회에서 있었습니다. 각자 역할을 맡아 접수, 예진, 혈압 및 체온 체크, 안경 사역, 발침 등으로 유기적으로 사역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각 지체에게 서로 다른 달란트를 주시고, 한 몸으로 그리스도를 섬기게 하심은 얼마나 큰 은혜인지요. 놀라울 정도로 효과가 좋아 서서히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는 듯 한데, 이것은 제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성령님께서 특별히 역사하시는 것이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선교지에서만 볼 수 있는 신기한 현상을 직접 눈으로 목도하는 것은 오히려 저를 낮추고 하나님의 능력 앞에 무릎 꿇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저녁 7시 30분부터는 목사님과 김남균 장로님의 세미나가 있었는데, 예배당이 꽉 차도록 현지 목회자와 리더들이 앉아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볼리비아 사람들을 찬양 드리는 데는 열심이나 말씀은 소홀히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지요. 배움에 대한 열정이 그 자리에 가득했습니다. 목사님의 '바른 예배'에 대한 말씀 강해에 이어 김남균 장로님의 '제자의 길, 순종'에 대한 세미나는 도전과 감동이 넘쳤습니다. 볼리비아에 선포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이것이구나! 열정적인 찬양, 그러나 그 예배의 중심에 과연 그리스도가 계시는가, 우리의 신앙의 중심에 제자도와 십자가, 완전한 순종이 있는가 하는 질문은 볼리비아인들에게 던져진 질문이기 이전에 바로 제게 던져진 질문이었습니다. 제 안에 있는 죄들을 낱낱이, 그러나 부드럽게 지적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가슴이 먹먹해 오더군요.

내일 낮시간은 저희 선교팀이 중간 휴식을 갖고, 저녁때는 세미나 2부 순서가 진행됩니다. 내일 선교편지는 생략하고 모레 이틀분을 한꺼번에 보고해 드리겠습니다.
기도해 주시는 성도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볼리비아 단기선교팀
백승희 올림